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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반성의 보편성

 

 

 

 

 아무개는 방향을 찾지 못한다. 그의 주변에는 사방으로 흩어진 길들이 펼쳐져 있다. 어떤 길들은 의미를 지닌 듯하지만,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. 선택지는 무수히 많지만, 그 길들이 실재하는 것인지, 아니면 환상 속에서 만들어진 것인지조차 불분명하다. 이 모호한 세계 속에서 아무개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하는 설명할 수 없는 욕망을 느낀다.

 한때 또렷했던 흔적들은 점차 흐려지고, 사라짐 속에 녹아든다. 그것들은 마치 벽 위에 겹겹이 쌓인 낙서처럼 덧씌워지고, 지워지고, 다시금 잊혀진다. 아무개의 욕망은 주변 환경의 영향 속에서 흩어지고, 다시 쌓이며, 순간적인 울림으로 변모한다.

 

 이 전시는 아무개가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는 시도와 그 흔적이 점차 사라지는 과정을 담아낸다. 그가 투영한 정체성의 흔적들은 희미해지거나 변형되며, 현실과 환상이 뒤섞이는 이 공간에서 아무개는 끊임없이 자신을 드러내고자 한다. 그러나 결국 그는 스스로에게 묻는다. 이 흔적들은 과연 의미가 있었던 것일까, 아니면 허공 속으로 흩어진 신기루에 불과했던 것일까?

 

Peronai Opaline 씀

​- 개인전 'L'université du commun' 서문 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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